종종 찾게 되는 카페가 생겼다. 위치도 좋지 않고,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협소하다. 사무실 공간을 가구로 꾸며놓은 정도? 페마 E61 머신에 안핌 그라인더 정도의 스펙이고, 싱글빈 그라인더로는 브레빌을 쓰는… 기준에 따라 약간 아쉬울 수 있는 곳이다.
그럼에도 자꾸 찾게 된다. 적절하게 조화된 바이브가 편안함을 준다. 전체적으로 살짝 톤업된 빈티지한 느낌과 사장님의 취향이 가득 담긴 포스터와 턴테이블, 귀여운 쿠폰까지, 그 모든 것이 매장의 위치와 협소한 계단마저 카페의 느낌과 어우러지게 한다.
내겐 이렇게 작고 러프하지만 느낌 가득한 공간이 주는 인사이트가 더 많다.
대형 카페나 입지가 좋은 상권의 카페,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좋은 공간이 많지만, 오히려 돈만 있다면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. (하지만 돈이 없지)
결국 내가 추구해야 할 방향은 우리의 공간, 우리의 브랜드에서 우리를 뺄 수 없어야 한다. 공간의 취향이 진정 내 것인지, ‘좋다더라’ 하던 누군가의 말인지 항상 경계하며 나아가야 한다.